블루오션 찾는 제약업계, '바이오벤처 투자' 열풍
블루오션 찾는 제약업계, '바이오벤처 투자' 열풍
  • 오진석
  • 승인 2017.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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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 투자 러시
뉴스&이슈 :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

[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앵커) 국내 제약업계에 ‘바이오벤처 투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해 신약개발을 위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동시에 성과가 나올 경우 투자금을 몇 배로 불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와 보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최근 다수의 제약사가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상황인가요.

(기자) 네, 국내 주요 제약사부터 중견제약사까지 신약개발을 위한 전략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중 바이오벤처 투자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제약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는 것이 신약개발인데요. 국내 제약사의 경우 정부, 대학이나 연구소 등 산학연과 협력해 신약개발에 나서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많이 선택합니다. 제약사의 바이오벤처 투자 역시 이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픈 이노베이션 중 왜 바이오벤처 투자가 많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사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성공 가능성 역시 희박하고요. 특히 신약 후보물질 도입부터 임상연구와 허가, 약가협상과 출시까지는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습니다. 이에 제약사들이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입니다.

그중 바이오벤처 투자는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했습니다. 기술력 있는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며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제약사 부족한 부분을 바이오벤처가 보완해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들이 협력을 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데 이는 제약사 자체의 연구개발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바이오 벤처 투자가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며 기존 신약개발 방법보다 성공 확률을 2.5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논문도 있습니다.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투자한 벤처가 성과를 보일 경우 투자금을 몇 배로 불릴 수 있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앵커) 바이오벤처 투자가 신약개발을 위한 주요 전략이 되는 셈이군요. 그럼 제약사의 바이오벤처 투자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우선 유한양행, 녹십자 등 국내 상위 제약사들은 직접적으로 바이오벤처에 투자합니다. 전반적으로 투자를 대규모로 늘리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고요. 그중 가장 적극적으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는 제약사는 유한양행입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10여 곳이 넘은 바이오벤처에 1300억원 이상을 쏟았습니다. 자체적인 연구개발 비용은 적지만 그만큼 외부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녹십자 역시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이오리더스에 26억원, 미국 항암제 개발 기업인 아르고스에 45억원, 유바이오로직스에 12억원 등을 투자했습니다.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 역시 바이오벤처 7개사에 투자를 한 바 있습니다.

한미약품과 동아쏘시오그룹의 경우 각각 오너가 직접 벤처 투자사를 설립하며 신약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한미벤처스, 동아쏘시오그룹은 NS인베스트먼트를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종근당 역시 바이오기업을 발굴할 CKD창업투자를 설립했습니다.

(앵커)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바이오벤처 투자가 중소형 제약사로 확대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나요.

(기자) 네 중견 제약사들도 대형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만 투자사를 설립하기보다는 바이오 관련 펀드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동제약, 보령제약, 한독 등이 바이오벤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은 최근 미국 바이오벤처 앤트리아바이오에 34억원을 투자했고 바이젠셀에는 3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한독의 경우 제넥신 지분을 사들이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보령제약도 바이젠셀 등과 협력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대원제약은 지난 6월 750억원 규모의 바이오 전문 투자펀드인 ‘프리미어 글로벌 이노베이션 펀드’에 출자했고 부광약품은 연구개발 네트워크와 수익성 강화를 위해 해외 바이오벤처에 투자해왔습니다. 이연제약의 경우 최근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인 ‘브라만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바이오벤처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앵커)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결실을 맺는 것이 중요해지겠군요. 지금까지 나온 성과는 없나요.

기자) 투자가 이어진 만큼 최근 들어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바이오벤처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미국 제노스코사로부터 기술 도입한 폐암치료제 ‘YH25448’의 임상연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독은 제넥신과 함께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GX-H9'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지난해 11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 신약개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동제약 역시 바이오벤처 투자를 통해 임상연구를 본격 시작했습니다. 미국 바이오벤처 앤트리아바이오와 주 1회 투약하는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이 업체는 최근 FDA에 1상 임상연구 허가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부광약품은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로 수익성을 냈습니다. 부광약품이 펀드 투자한 미 제약사 콜루시드가 글로벌제약사 일라이릴리에 10억 달러 가까운 금액에 매각되면서 100만 달러를 투자한 부광약품은 410만 달러를 벌어들인 바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제약업계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바이오벤처 투자를 진행하며 주의할 점은 없을까요.

(기자) 네 앞으로도 바이오벤처 투자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바이오벤처 투자 역시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아 무분별하게 뛰어들 경우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 앞서 회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고 그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투자자들 입에 오르내리거나 이름값으로 투자할 바이오업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셈이죠.

또 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유한양행이나 녹십자와 같이 여러 벤처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모든 벤처가 다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이를 위해 투자 전문가나 연구개발 전문가를 영입하는 제약사도 다수 있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국내 제약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각 제약사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포럼은 물론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온 협회는 오늘 오후 바이오 오픈 플라자를 개최합니다. 이 행사는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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